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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왜 당신은 단백질을 찾는가?

by 투데이입니다 2023. 2. 27.

피지컬 시대, 함께 뜨는 단백질 제품

피지컬에 대한 선망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맞물리며 크게 성장한 시장이 있습니다. 바로 단백질 식품 시장입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단백질 시장 규모는 2019년 1206억 원에서 2020년 2579억 원, 2021년 3364억 원, 2022년 4000억 원(추정치)으로 성장했습니다. 2018년만 해도 813억 원이었던 시장 규모가 불과 5년 만에 5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인 것입니다. 과거 운동을 직업으로 삼는 스포츠 선수나 대회를 준비하는 보디빌더, 피트니스 애호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단백질 보충 제품에 대한 관심이 대중적으로 커지면서 생긴 현상입니다. 단백질에 대한 소비자의 높은 관심은 대형 포털사이트의 쇼핑 검색량 순위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 데이터랩 쇼핑인사이트 ‘다이어트 식품’ 부문 인기검색어 통계를 보면, 2020년까지만 해도 4위에 머물렀던 ‘단백질 보충제’ 검색 순위가 2021년에는 2위로 올라섰습니다. 특히 2021년 한 해 동안 같은 분야 인기검색어 10위권 안에 단백질 보충제, 헬스 단백질 보충제, 단백질 셰이크, 산양유 단백질 분말, 산양유 단백질 등 ‘단백질’을 원료로 하는 검색어가 다수를 차지하며 시장 확장을 암시했습니다. 이후 2022년에는 산양유 단백질이 인기검색어 1위를, 올해 1월부터 2월 17일까지 통계에서는 단백질 보충제가 1위를 기록했습니다. 그야말로 단백질 전성시대라 말할 수 있겠습니다.

왜 단백질일까?

20대부터 60대까지 열광하는 이유는 다이어트나 건강에 대한 관심은 꾸준했지만, 특히 코로나19 이후 근본적인 체력 관리에 대한 욕구가 커졌습니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단백질 식품 수요가 높아진 것이 시장 확장에 큰몫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단백질은 신체 면역을 결정짓는 백혈구와 항체의 구성 성분이다. 또 단백질에 들어 있는 필수아미노산은 면역력 증가에 영향을 줍니다. 단백질을 통해 섭취하는 필수아미노산이 부족하면 면역체계가 무너져 질병에 걸려도 쉽게 치유되지 않는다는 게 의학계의 시각입니다. 각종 바이러스와 피로에 대응하려면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팬데믹을 계기로 커진 셈입니다. 중장년기 소비자는 근육량을 지키는 데 도움을 주는 기대 효능, 단백질 함량에 더 무게를 두고 단백질 제품을 구입하는 경향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노년으로 갈수록 대사 질환을 비롯해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단백질을 효율적으로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에 따른 결과로 보입니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의 약 65%는 단백질 섭취가 부족합니다. 흔히 나이대가 높아질수록 치아 상태와 소화 능력이 좋지 못해 일반 식품을 통한 단백질 섭취가 해마다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실버 세대를 위한 단백질 제품이 최근 몇 년 사이 잇따라 출시된 배경입니다. 젊은 세대의 경우 식단 관리에 대한 관심은 과거부터 꾸준했습니다. 수년 전부터는 MZ(밀레니얼+Z) 세대를 중심으로 보디 프로필(body profile) 촬영이 유행하기 시작했고, 웨이트 운동과 근육 증량을 추구하는 움직임이 덩달아 늘었습니다. 이런 트렌드에 따라 단백질 식품 수요가 더 커진 것으로 보입니다. 보디 프로필은 몸무게 감소를 통해 신체 부피를 줄이는 것을 넘어, 자신의 몸에서 이끌어낼 수 있는 ‘최상의 외형’을 사진으로 남긴다는 취지를 띠고 있습니다. 철저한 식단 관리와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체지방은 걷어내고 근육을 단련하는 게 특징입니다. 검색데이터 분석 플랫폼 블랙키위 통계를 보면 지난 한 해 동안 보디 프로필을 검색한 숫자는 43만 2100건에 달합니다. 결국 코로나19 기간 동안 전 세대에 걸쳐 불어닥친 덤벨 이코노미(건강과 체력 관리를 위한 지출이 늘어나는 현상) 열풍이 단백질 시장 확대에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피트니스 센터에 출근 도장을 찍는 2030세대부터 근감소에 민감한 5060 세대까지 단백질에 열광하고 있는 셈입니다.

무조건 많이 먹으면 부작용 위험

단백질 과다 섭취 주의해야 합니다. 언제 어디서든 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단백질 식품이 많아지는 만큼, 단백질 과다 섭취에 대한 우려도 배제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최근에는 근손실에 대한 강박으로 단백질 섭취를 무조건 많이 하는 게 좋다는 오해가 생긴 탓에 오히려 건강상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단백질은 다른 영양소와 마찬가지로 권장량까지만 섭취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보건복지부의 한국인 영양소 섭취 기준을 보면 19~49세 남성의 단백질 권장 섭취량은 65g, 50세 이상 남성의 권장 섭취량은 60g입니다. 또 19~29세 여성은 55g, 30세 이상 여성은 50g의 단백질 섭취가 권고됩니다. 단백질을 권장량 이상으로 과도하게 먹을 경우 신장에 무리를 줄 수 있습니다. 단백질이 체내에서 대사되는 과정에는 노폐물이 많이 발생하는데, 신장에서 질소산화물을 처리하는 양이 많아질수록 기능에 과부하가 걸릴 수 있습니다. 신장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단백질 섭취를 제한하라고 권하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문제는 자신의 신장 상태를 잘 모르고 단백질을 평균 이상 섭취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점입니다. 대한신장학회에 따르면 신장 기능에 이상이 있는 사람은 성인 7명 중 1명인데, 이들 중 자신의 신장 기능을 인지하는 비율은 10%에 불과합니다. 과도한 단백질 섭취가 신체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는 또 있습니다. 핀란드 동부대학의 이르키 비르타넨 영양역학 교수 연구팀에서 남성 2441명을 대상으로 22년에 동안 분석한 결과, 단백질 섭취가 가장 많은 그룹은 가장 적은 그룹보다 심부전 발생률이 33% 높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식물성 단백질보다는 동물성 단백질과의 연관성이 훨씬 컸다. 연구팀은 “많은 이들이 고단백질 식사를 하면 건강에 무조건적으로 좋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이제 과도한 단백질 섭취의 위험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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